이혼 재산분할, 집값은 어느 날짜로 나눌까
목차
- 집값 기준일은 헤어진 날이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일 — 조정 이혼은 조정 성립일입니다
- 소송 중 시세 변동은 두 사람이 함께 부담합니다 — 7,750만 원 하락도 반영된 2025년 판례
- 값은 합의 → 객관 자료 → 법원 감정 순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 후 2년까지
실제 사건 하나로 시작하겠습니다. 부부가 조정으로 이혼하던 날, 나눠야 할 아파트의 시세는 2억 6,750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재산분할 심판이 진행되는 사이 시장이 얼어붙었고, 심리가 끝날 무렵 실거래가 기준 1억 9,000만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7,750만 원이 증발한 겁니다. 법원은 어느 값으로 나눴을까요. 2025년 대법원의 답은 ’떨어진 값’이었습니다. 이혼 재산분할에서 집값은 ’헤어진 날’이 아니라 ’재판이 사실상 끝나는 날’의 값으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사건을 따라가며 재산분할과 집값의 규칙을 정리합니다.
원칙: 소송의 마지막 날이 집값의 기준일
대법원의 확립된 원칙은 이렇습니다.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서 분할 대상 재산과 액수는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한다(대법원 2000스13 결정 등). 소를 제기한 날도, 별거를 시작한 날도 아닌, 1·2심 재판에서 심리가 마무리되는 날입니다.
이 원칙의 실전적 의미는 분명합니다. 소송이 길어지는 동안의 집값 변동이 그대로 분할 계산에 들어온다는 것. 실제로 2019년에 소송을 시작해 2023년에야 항소심 변론이 끝난 사건에서, 대법원은 1심 때의 공시지가 자료로 계산한 원심을 파기하며 “변론종결일 또는 이에 가까운 날을 기준으로 가액을 다시 산정하라”고 했습니다(2024므10370). 4년 전 값으로 나누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서두의 하락 사건(2025스595)도 같은 원리의 연장입니다. 조정 성립일이 기준이지만, 그 후의 급락이 누구 잘못도 아닌 ’외부적·후발적 사정’이라면 떨어진 현재 값을 참작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오르면 오른 대로, 내리면 내린 대로 — 시장의 변동은 두 사람이 함께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그 값은 누가 정하나: 합의, 자료, 그리고 법원 감정
기준일이 정해졌다면 값은 어떻게 정할까요. 대법원은 “반드시 시가감정에 의할 필요는 없지만 객관성과 합리성이 있는 자료”로 평가해야 한다고 합니다. 실무의 단계는 대략 이렇습니다.
당사자 합의가 첫 번째입니다. 실거래가나 시세 자료를 놓고 양쪽이 가액에 합의하면 법원도 대개 그 값을 씁니다. 합의가 안 되면 객관 자료 싸움이 되는데, 여기에도 선이 있습니다. 등기부등본은 시가 자료가 못 되고, 근거 없는 주장만으로 가액을 인정한 판결은 대법원에서 파기됐습니다(2002스36). IMF 시절 “집값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계산한 판결도 마찬가지로 파기됐고요(99므906).
끝까지 다투면 법원 감정으로 갑니다. 감정신청서를 내면 법원이 감정인(부동산은 통상 감정평가사)을 지정해 공식 가액을 산정하는 절차인데, 비용은 신청한 쪽이 먼저 예납하고 최종적으로는 소송비용 부담 재판에 따라 정산됩니다. 재산분할 사건은 법원이 당사자 주장에 구애받지 않고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는 유형이라, 법원이 필요하다고 보면 감정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례가 알려주는 함정: 날짜가 갈라놓는 것들
같은 ’이혼’이어도 절차에 따라 기준일이 다릅니다. 재판상 이혼은 변론종결일, 조정으로 이혼했다면 조정 성립일, 협의이혼이라면 실무상 협의이혼이 성립한 날을 기준으로 봅니다. 협의이혼 후 재산분할만 따로 청구하는 경우라면 이 날짜 차이가 계산을 바꿀 수 있습니다.
’무엇을 나누는가’에도 날짜가 개입합니다. 혼인관계가 파탄된 뒤 한쪽이 새로 취득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이 아니지만, 파탄 전에 부부가 함께 만든 자원으로 취득한 것이라면 대상에 포함됩니다. 별거 후 남편 명의로 소유권이 넘어온 아파트라도 분양대금의 70%를 혼인 중에 함께 냈다면 아파트 자체가 분할 대상이라고 본 판결(2019므12549)이 대표적입니다.
마지막 날짜 하나.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협의이혼하면서 재산 정리를 미뤘다면, 이 시계가 이미 돌고 있는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소송 중에 집값이 오르면 유리한 쪽이 시간을 끌 수도 있지 않나요?
이론상 변동분은 반영되지만, 법원은 객관 자료 없이 가격 변동을 인정하지 않고 감정 등으로 확정합니다. 소송 지연 자체가 전략이 되기는 어렵고, 비용과 위자료·양육 등 다른 쟁점도 함께 움직입니다.
감정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받을 수 있나요?
재감정은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쪽이 사적으로 받아온 감정서는 법원이 지정한 감정과 같은 무게를 갖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협의이혼인데 재산 얘기를 안 하고 도장을 찍었습니다.
이혼한 날부터 2년 안에는 가정법원에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갈수록 재산 추적과 가액 입증이 어려워지므로 서두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며
이혼 재산분할의 집값은 헤어진 날이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일(조정은 성립일)의 값이고, 소송 중의 상승과 하락은 두 사람이 함께 흡수합니다. 값은 합의 → 객관 자료 → 법원 감정의 순서로 정해지며, 근거 없는 시세 주장은 법원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 후 2년까지. 감정평가라는 도구가 가장 무겁게 쓰이는 자리 중 하나가 바로 이 절차입니다.
본 글은 공개된 판례·자료 리서치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판단과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기준: 2026년 7월)
참고 자료
- 대법원 2000. 5. 2.자 2000스13 결정 (변론종결일 기준 원칙)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므10370 판결 (변론종결일 기준 가액 재산정)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5. 8. 14.자 2025스595 결정 (조정 성립일 기준·시세 하락 참작)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 감정 절차·소송비용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