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싸게 넘긴 집, 얼마까지 괜찮을까
목차
- 01 싸게 팔면, 판 사람이 양도세를 더 낸다
- 02 너무 싸면, 산 사람이 증여세를 낸다
- 03 그 ‘시가’는 누가 정하나 — 감정평가의 등장
- 04 자주 묻는 질문
- 05 정리하며
- 06 참고 자료
가족끼리 부동산을 싸게 넘길 때, 세금이 걸리느냐 마느냐를 가르는 것은 딱 세 개의 숫자입니다 — 시가의 5%, 시가의 30%, 그리고 3억 원.
시가와 실제 거래가의 차이가 이 선들 중 어디를 넘느냐에 따라, 판 사람에게는 양도세가, 산 사람에게는 증여세가 각각 매겨집니다. 팔지 않고 빌려주는 돈에는 네 번째 선(약 2억 1,700만 원)이 따로 있습니다. 이 선들을 하나씩 짚고, 그 모든 계산의 기준이 되는 ‘시가’를 누가 정하는지까지 정리했습니다.
싸게 팔면, 판 사람이 양도세를 더 낸다
세법은 가족처럼 특수관계인끼리 시가보다 싸게 거래하면, 실제로 주고받은 돈이 아니라 시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다시 계산합니다. 이를 ‘부당행위계산의 부인’이라고 합니다. 양도소득세에서 이 기준은 시가와 대가의 차액이 시가의 5% 또는 3억 원 중 하나라도 넘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시가 10억 원 아파트를 6억 원에 넘기면 차액은 4억 원. 시가의 5%(5,000만 원)도, 3억 원도 넘습니다. 그러면 판 사람(부모)은 실제로 6억 원만 받았어도 ‘10억 원에 판 것’으로 보고 양도세를 냅니다. 덜 받은 값에 대한 세금까지 떠안는 셈입니다. 반대로 시가의 5% 안쪽, 즉 10억 원짜리를 9억 5,000만 원 이상으로 넘겼다면 부당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실제 거래가액대로 인정됩니다.
너무 싸면, 산 사람이 증여세를 낸다
이번엔 산 사람(자녀) 차례입니다. 시가보다 싸게 샀다면 그 차액만큼 이익을 본 것이므로, 세법은 이를 ‘증여’로 봅니다. 다만 기준이 양도세보다 훨씬 느슨합니다. 차액이 시가의 30% 또는 3억 원 중 하나 이상일 때만 증여세가 붙고, 증여로 보는 금액도 ‘차액에서 시가의 30%와 3억 원 중 작은 금액을 뺀’ 나머지입니다.
시가 10억 원을 6억 원에 샀다면 차액은 4억 원. 시가의 30%(3억 원)와 3억 원 중 작은 값 3억 원을 빼면, 증여재산은 1억 원. 이 1억 원에 대해 자녀가 증여세를 냅니다. 여기서 중요한 함정이 보입니다. 차액이 시가의 5%는 넘지만 30%에는 못 미치는 구간 — 이때는 판 사람은 양도세(부당행위)에 걸리는데 산 사람은 증여세가 없습니다. ‘증여세가 안 나온다’는 말만 믿고 거래했다가 판 사람 양도세에서 걸리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그 ‘시가’는 누가 정하나 — 감정평가의 등장
5%든 30%든, 모든 계산의 출발점은 ‘시가’입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은 시가를 매매·감정·수용·공매가액으로 정의합니다. 아파트는 같은 단지·비슷한 면적의 실거래(유사매매사례가액)가 많아 시가가 비교적 뚜렷합니다.
문제는 꼬마빌딩·상가·단독주택·토지입니다. 비슷한 물건이 없어 시가를 특정하기 어렵고, 그래서 시세의 절반 안팎인 공시가격(기준시가)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금이 확 줄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은 이를 막기 위해 2020년부터 감정평가 사업을 운영합니다. 납세자가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면 국세청이 직접 감정평가를 받아 그 감정가를 시가로 삼아 세금을 다시 매기는 것입니다. 2026년 대법원도 상속·증여받은 꼬마빌딩에 대해 국세청의 ‘사후 감정평가’로 시가를 산정할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다만 절차 요건을 두고 하급심에서 위법 판결이 나오는 등 다툼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얼마나 싸게 넘겼나’를 재는 자(尺)인 시가 그 자체를, 감정평가가 정하는 셈입니다.
참고로, 아예 팔지 않고 빌려주는 것도 같은 그물에 걸립니다. 가족에게 무이자·저리로 돈을 빌려주면, 세법상 적정이자율 연 4.6%로 계산한 이자와 실제 이자의 차액이 연 1,000만 원 이상일 때 그 차액을 증여로 봅니다. 거꾸로 계산하면 약 2억 1,700만 원(1,000만 원 ÷ 4.6%)까지는 무이자로 빌려줘도 증여세가 없습니다. 단, 차용증과 실제 이자·원금 상환 기록이 없으면 ‘빌린 돈’이 아니라 ‘그냥 준 돈’으로 보아 원금 전체가 증여로 추정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부모 집을 시가보다 10% 싸게 샀습니다. 세금이 있나요?
시가 10억 원이면 10%는 1억 원 차이입니다. 양도세에서는 5%(5,000만 원)를 넘으므로 부모에게 부당행위계산부인이 적용돼 시가로 재계산될 수 있습니다. 증여세는 30%에 못 미쳐 없습니다. 다만 차액이 3억 원을 넘으면 비율과 상관없이 양쪽 모두 걸릴 수 있으니 절대금액도 함께 봐야 합니다.
시가를 모르겠는데 공시가격으로 신고해도 되나요?
아파트라면 유사매매사례가액이 우선이라 공시가격 신고는 위험합니다. 비주거용·단독주택·토지는 감정평가가 정석입니다.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더라도 국세청이 감정평가로 시가를 재산정해 추징할 수 있습니다.
무이자로 2억 원까지 빌려주면 정말 세금이 없나요?
연 이자가 1,000만 원(원금 약 2억 1,700만 원 × 4.6%) 미만이면 증여세는 없습니다. 그러나 차용증·이자 지급·원금 상환 같은 실제 차용의 증거가 없으면, 세무서는 이를 빌린 돈이 아니라 증여로 봅니다. 형식이 아니라 실질이 핵심입니다.
정리하며
가족 간 거래에서 세금을 가르는 것은 ‘얼마에 넘겼나’가 아니라 ‘시가 대비 얼마나 벌어졌나’입니다. 양도세의 5%, 증여세의 30%, 공통의 3억 원, 그리고 차용의 2억 1,700만 원 — 이 선을 넘기 전에, 기준이 되는 시가부터 감정평가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구체적인 세액이 궁금하다면 밸류클립 계산소에서 취득세·양도세를 미리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양도소득의 부당행위계산 부인)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저가·고가 양도에 따른 이익의 증여)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금전 무상대출 등에 따른 이익의 증여)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제61조(평가의 원칙과 시가)
- 국세청 부동산 감정평가 사업 안내 / 대법원 2026년 상속·증여 부동산 사후 감정평가 판결